1. 꿈에 그리던 첫 직장, 그리고 의문의 월급명세서
디자인 전공을 마치고 중견 IT 기업인 '알파테크'에 마케팅 주니어 디자이너로 합격한 김미래 씨는 설레는 마음으로 출근을 시작했습니다. 회사는 미래 씨의 역량을 검증하겠다며 2년의 근로계약을 맺으면서도, 초기 6개월을 수습 기간으로 정했습니다. 인사팀장은 "수습 기간에는 업무 숙련도가 낮으니 최저임금의 90%만 지급될 것"이라고 설명했고, 미래 씨는 취업의 기쁨에 선뜻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하지만 수습 4개월 차에 접어든 어느 날, 미래 씨는 동료와 대화를 나누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수습 기간이 반을 넘었음에도 여전히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월급을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래 씨가 인사팀에 문의하자, 돌아온 답변은 차가웠습니다. "계약서에 수습 기간이 6개월이라고 명시되어 있지 않느냐, 6개월 동안은 감액된 임금이 나가는 것이 회사의 규칙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미래 씨는 정말 6개월 내내 법적 최저임금보다 적은 돈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요?
2. 핵심적인 법적 쟁점
이 사례에서 핵심이 되는 질문은 "수습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을 감액하여 지급할 수 있는 기간의 법적 한도는 얼마인가?"입니다. 회사가 정한 수습 기간이 6개월이라면, 그 기간 전체에 대해 최저임금 감액이 가능한지가 쟁점입니다.
3. 대한민국 법령의 규정
대한민국 최저임금법은 근로자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최저 수준의 임금을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수습 근로자의 경우 업무 숙련도를 고려하여 예외적인 감액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최저임금법 제5조 제2항 및 시행령 제3조수습 사용 중인 자로서 수습을 시작한 날부터 3개월 이내인 자에 대해서는 시간급 최저임금액에서 10%를 뺀 금액을 해당 근로자의 최저임금액으로 할 수 있습니다.
이 규정이 적용되기 위한 필수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계약 기간: 근로계약 기간이 반드시 1년 이상이어야 합니다.
- 감액 폭: 최저임금의 최대 10%까지만 깎을 수 있습니다.
- 감액 기간: 수습 기간의 총 길이와 상관없이 감액은 최대 3개월까지만 가능합니다.
- 직종 제한: 단순 노무직(택배원, 음식 배달원 등)은 수습 기간이라도 감액할 수 없습니다.
4. 한국 법원의 판단 원칙
한국 법원과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법의 감액 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합니다. 최저임금 제도의 본질이 저임금 근로자의 생활 안정을 꾀하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노사 양측이 합의하여 수습 기간을 6개월이나 1년으로 정했더라도, 임금을 최저임금 미만으로 지급할 수 있는 기간은 법이 정한 '3개월'을 단 하루도 넘길 수 없다고 판단합니다. 이를 어길 경우 미지급된 임금은 임금체불에 해당하며 사업주는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5. 사례의 적용: 김미래 씨의 권리
미래 씨의 사례를 법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 계약 기간 확인: 미래 씨는 2년 계약을 맺었으므로, 수습 기간 감액 적용의 기본 요건(1년 이상)을 갖추었습니다.
- 감액 기간의 한계: 회사가 수습 기간을 6개월로 설정한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닙니다. 업무 성격에 따라 수습 기간은 자유롭게 정할 수 있습니다.
- 임금 지급의 법리: 그러나 임금에 있어서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미래 씨는 입사 후 처음 3개월 동안만 최저임금의 90%를 받을 수 있습니다.
- 결론: 따라서 수습 4개월 차부터 6개월 차까지의 기간 동안에는 수습 여부와 상관없이 본래의 최저임금 100% 이상을 지급받아야 합니다.
6. 결론: 미래 씨는 어떻게 되었을까?
법적 근거를 확인한 김미래 씨는 고용노동부의 가이드라인과 관련 법령을 정리하여 다시 한번 인사팀과 면담을 가졌습니다. 회사는 처음에 난색을 표했으나, 법 위반 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인지하고 결국 미래 씨에게 4개월 차부터의 임금 차액을 소급하여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미래 씨는 남은 수습 기간을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마칠 수 있었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 다음의 두 가지를 반드시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 첫째, 자신의 근로계약 기간을 확인하세요. 계약 기간이 1년 미만(예: 6개월 단기 계약)이라면 수습 기간이라 하더라도 단 10원도 감액할 수 없습니다.
- 둘째, '3개월의 법칙'을 잊지 마세요. 회사가 정한 수습 기간이 아무리 길더라도, 최저임금의 90%만 받는 기간은 딱 3개월까지입니다. 그 이후에도 월급이 최저임금 미만이라면 그것은 명백한 임금체불입니다.
당신의 노동 가치는 법으로 보호받고 있습니다. 권리 위에 잠자지 마십시오.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적 조언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