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 사람의 이야기

박민수 씨는 몇 년째 이어진 재판의 마지막 단계에 서 있었습니다.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의 근거가 된 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생각한 그는 상고이유서에 그 이유를 적었습니다. 법원에 그 조항의 위헌 여부를 살펴봐 달라는 취지도 담았지만, 별도의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서를 내지는 않았습니다.

얼마 뒤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민수 씨는 판결문을 받은 날부터 날짜를 세기 시작했습니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은 법원의 결정 통지를 받은 뒤 30일 안에 청구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상고이유서에 이미 위헌 주장을 썼으니, 이제 헌법재판소에 갈 수 있는 걸까요?

2. 법적 쟁점

핵심은 위헌 주장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입니다. 별도의 서면 신청과 법원의 기각 결정이 없더라도 상고기각 판결 뒤 30일 안에 제68조 제2항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는지가 문제입니다.

3. 한국 법은 어떻게 정하고 있나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은 재판에 적용되는 법률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다투기 위한 절차입니다. 다만 법원 재판의 결과에 불복한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재판을 맡은 법원에 해당 법률의 위헌 여부를 헌법재판소에 제청해 달라고 신청해야 합니다.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2항은 당사자의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서면으로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 서면에는 법이 요구하는 핵심 사항이 담겨야 합니다.

  • 사건과 당사자의 표시
  • 위헌이라고 보는 법률 또는 법률 조항
  • 그 조항이 위헌이라고 보는 이유
헌법재판소법 제43조는 위헌제청서에 사건·당사자, 문제 되는 법률 조항, 위헌이라고 해석하는 이유 등을 적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이 이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신청인은 법원의 기각 결정을 대상으로 제68조 제2항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청구 기간은 통상 그 기각 결정의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입니다. 따라서 30일이라는 기간만 맞추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그 전에 법률이 정한 신청 절차와 법원의 기각 결정이 있어야 합니다.

4. 한국 법원은 어떻게 판단하나

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과 헌법소원 청구를 서로 구별되는 절차로 봅니다. 재판 과정에서 법률이 위헌이라는 의견을 밝히는 것과, 법원에 제청을 신청하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닙니다.

위헌 주장의 내용이 있다는 것만으로 제청 신청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법률이 정한 방식과 필수 기재 사항을 갖춘 신청이 있었는지, 그리고 법원이 그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는지가 중요합니다.

다만 문서의 제목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제출한 서면의 내용과 취지를 살펴 실제로 법원에 제청을 신청한 것인지 판단할 여지는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위헌 주장이나 법률에 대한 비판을, 명시적인 신청과 같은 것으로 쉽게 취급하지는 않습니다. 절차의 문턱을 지키지 못하면 위헌 여부 자체에 대한 판단을 받기 전에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5. 민수 씨의 상황에 적용하면

민수 씨의 사정을 절차 순서에 따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상고이유서에 위헌 취지를 적었습니다. 이는 해당 법률 조항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 사정입니다. 하지만 그 주장만으로 법원에 제청을 신청했다는 점까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2. 별도의 제청 신청서를 내지 않았습니다. 주어진 사실처럼 서면으로 제청 신청을 명시적으로 하지 않았고, 상고이유서도 제청 신청서로 제출한 것이 아니라면 법이 요구하는 신청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서면의 이름보다 내용이 중요할 수는 있지만, 그 문서에 사건·당사자, 문제 되는 조항, 위헌 이유를 갖춰 법원에 제청을 구한다는 취지가 드러나야 합니다.
  3. 법원의 제청 신청 기각 결정도 없었습니다. 법원이 신청을 기각해야 제68조 제2항 헌법소원으로 다툴 절차적 대상이 생깁니다. 상고기각 판결은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판결이지, 별도의 위헌제청 신청을 기각한 결정과 같지 않습니다.
  4. 상고기각 뒤 30일 안이라는 사정만으로 부족합니다. 기간을 지켰더라도 앞선 신청과 기각 결정이라는 요건이 빠져 있다면, 헌법소원 청구의 적법 요건을 채웠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민수 씨는 상고이유서에 위헌 주장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제68조 제2항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서면이 법률상 제청 신청의 내용과 취지를 갖추었는지는 별도로 검토할 수 있지만, 질문의 전제처럼 신청도 없고 이에 대한 기각 결정도 없었다면 절차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입니다.

6. 결론: 무슨 일이 있었고, 무엇을 해야 하나

민수 씨가 상고이유서에서 위헌 취지를 주장했더라도, 별도의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하지 않았고 법원의 기각 결정도 받지 않았다면 상고기각 판결 뒤 30일 안에 제68조 제2항 헌법소원을 청구하기는 어렵습니다. 30일의 기간은 빠뜨린 선행 절차를 대신해 주지 않습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다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 재판 중에는 문제 삼을 법률 조항과 위헌 이유를 구체적으로 적고,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한다는 취지를 서면에 분명히 표시하세요.
  • 제출한 문서와 법원의 처분을 보관하세요. 신청서 사본, 접수 확인, 법원의 기각 결정 및 그 통지일은 절차와 기간을 확인하는 데 중요합니다.
  • 기각 통지를 받았다면 즉시 기간을 계산하세요. 제68조 제2항 헌법소원은 별도의 요건과 기간이 있으므로, 상고이유서에 적은 주장만으로 충분하다고 여기지 말고 신속히 법률 전문가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