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 사람의 고소, 다른 사람의 재판

김서연 씨는 자신이 겪은 사건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박민호 씨가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증언 때문에 자신의 사건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렀다고 여긴 서연 씨는 민호 씨를 위증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이후 검사가 민호 씨를 기소했고, 위증 사건의 형사재판이 시작됐습니다.

서연 씨는 그 재판을 지켜보며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자신은 거짓 증언의 피해자라고 생각하는데, 정작 재판의 중심에는 피고인 민호 씨와 검사만 있는 듯했기 때문입니다. 서연 씨는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다고 보고, 관련 법률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을 신청할 수 있는지 고민했습니다.

2. 법적 쟁점은 무엇인가

핵심은 간단하지만 중요합니다. 위증 혐의로 진행되는 형사재판에서 고소인인 서연 씨가 그 재판의 당사자로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법원이 그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때, 서연 씨가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는지도 함께 따져야 합니다.

3. 한국 법은 어떻게 정하고 있나

헌법재판소법은 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결론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해당 사건을 맡은 법원이 헌법재판소에 위헌 여부를 심판해 달라고 제청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 절차는 법원이 직권으로 시작할 수도 있고, 재판 당사자의 신청을 계기로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1항은 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때, 사건을 맡은 법원이 직권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헌법재판소에 위헌 여부의 심판을 제청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이 당사자의 위헌 제청 신청을 기각한 경우에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돼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절차 역시 제41조에 따른 신청을 한 당사자를 전제로 합니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은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이 기각된 경우, 그 신청을 한 당사자가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대목은 고소인과 형사재판의 당사자는 같은 뜻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형사재판에서 공소를 제기하고 유지하는 주체는 검사이고, 피고인은 범죄 혐의를 받아 재판을 받는 사람입니다. 범죄 사실을 수사기관에 알리고 처벌을 요청한 고소인은 그 사실만으로 피고인이나 검사와 같은 재판 당사자가 되지 않습니다.

피해자에게도 형사재판에서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권리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헌법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형사피해자가 재판절차에서 진술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형사소송법도 일정한 요건 아래 피해자 등이 피해 정도나 사건에 관한 의견을 밝힐 기회를 두고 있습니다. 다만 재판에서 의견을 말할 권리와 위헌법률심판을 신청할 당사자 자격은 별개의 권리입니다.

이 사안을 볼 때는 다음을 구분해야 합니다.

  • 고소인은 범죄 혐의를 수사해 처벌해 달라고 요청한 사람입니다.
  • 위증 사건의 피고인은 기소돼 그 사건에서 형사재판을 받는 사람입니다.
  • 검사는 국가를 대표해 공소를 제기하고 재판에서 유지하는 당사자입니다.
  • 피해자 진술권이 인정되더라도, 그 권리만으로 재판 당사자 지위나 위헌 제청 신청권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4. 한국 법원은 이런 문제를 어떻게 보나

한국 헌법재판소는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의 자격을 해당 재판의 당사자에게 한정해 해석해 왔습니다. 형사재판에서는 피고인이 아닌 고소인을 그 재판의 당사자로 보지 않으므로, 고소인은 위헌 제청 신청을 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이 원칙은 헌법재판소의 2010년 3월 30일자 2010헌바102 결정에서도 확인됩니다.

위헌 제청 신청은 해당 사건의 당사자가 할 수 있으며, 형사재판의 고소인은 피고인이 아니므로 그 재판의 당사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입장입니다.

이 해석은 피해자의 억울함을 가볍게 본다는 뜻이라기보다, 각 절차가 맡은 역할과 신청 자격을 구분하는 데서 나옵니다. 위헌 제청은 재판에 적용될 법률의 위헌 여부를 다루는 절차입니다. 따라서 그 법률이 적용되는 재판의 당사자에게 신청권을 인정하고, 법원이 신청을 기각했을 때의 헌법소원도 그 신청 당사자에게 연결하는 구조입니다.

5. 서연 씨의 상황에 법을 적용하면

첫째, 서연 씨가 고소한 사건에서 실제로 공소가 제기된 사람은 민호 씨입니다. 위증 사건의 재판을 받는 피고인은 민호 씨이고, 공소를 수행하는 쪽은 검사입니다. 서연 씨는 위증 피해를 주장하는 고소인이지만, 고소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형사재판의 당사자가 되지는 않습니다.

둘째, 서연 씨가 주장하는 재판절차진술권 침해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법이 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서연 씨는 피해자로서 재판에서 의견을 진술하거나, 피해 상황을 보여주는 자료를 제출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이나 검사에게 자신의 입장과 자료를 전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참여 방법은 재판의 당사자가 되는 절차와 다릅니다.

셋째, 위헌 제청 신청은 재판 당사자만 할 수 있다는 원칙에 따라 서연 씨는 민호 씨의 위증 재판에서 법원에 직접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할 자격이 없습니다. 법원이 서연 씨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서연 씨는 제41조에 따른 신청을 한 당사자가 아니므로 그 기각을 전제로 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서연 씨가 취할 수 있는 길은 위헌 제청 신청을 강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피해자로서 어떤 절차에 참여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진술이나 자료 제출이 가능하다면 그 절차를 통해 위증으로 인한 피해와 사건 관련 의견을 구체적으로 알리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6. 결론: 서연 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고, 무엇을 해야 하나

결론적으로 서연 씨는 고소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민호 씨의 위증 형사재판에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할 수 없고, 그 신청의 기각을 이유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도 없습니다. 서연 씨가 피해자 진술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별도로 검토할 수 있지만, 그것이 위헌심판 신청권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면 다음을 기억하세요.

  1. 내가 해당 형사재판의 당사자인지 먼저 확인하세요. 고소인이나 피해자라는 지위만으로 피고인 또는 검사의 지위를 얻는 것은 아닙니다.
  2. 피해자 진술이나 자료 제출이 가능한지 재판부와 검사에게 문의하세요. 진술 기회와 절차에는 법률상 요건과 제한이 있을 수 있으므로, 피해 내용과 관련 자료를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위헌 제청 신청과 헌법소원의 자격을 혼동하지 마세요. 신청 자격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사건 기록을 가지고 변호사나 법률구조기관에 조기에 상담해, 가능한 절차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